103-104.철학 수업의 방법 철학에 대한 몇 가지 정의들

3. 철학 수업의 방법-영화로 철학하기

  각 주제에 대한 영상 미디어를 감상 후 감상(독해) 보고서 작성, 발표와 토론, 글쓰기,  관련 읽기자료를 통한 배경지식 및 사상 정리

미디어 감상(독해) 보고서 작성을 통한 발표와 토론 수업 ➯ 함께 생각하고 토론하기

② 체험과 삶에 관한 글쓰기 및 논리적인 글쓰기 수업 ➯ 글쓰기 

③ 철학 사상에 관한 탐구 및 설명 수업 ➯ 설명듣기

④ 제시된 자료에 대한 해석 및 나의 생각 발표 수업 ➯ 생각하기

⑤ 명상의 시간에 주어진 주제에 대한 명상일기 ➯ 생각하기

⑥ 미디어 자료 참고는 철학교과 홈페이지를 이용. 모든 과제물 제출은 QR코드 링크를 통해 온라인으로 작성해서 제출함.



4. 철학에 대한 몇 가지 정의들

철학은 어떤 지식이 아니다.

철학의 본질이란 지식을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그 지식을 추구하는 데 있다.

– 야스퍼스

철학한다는 것은 사색한다는 것이다.

철학은 반성(reflection)하는 것이다.

기술은 행동 수단만을 인간에게 가르쳐 줄 뿐 우리의 행동을 인도해야 할 궁극적 목표에 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다그런데 우리는우리가 좇아야 할 그 궁극적 목표를 밝혀 줄 지혜를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는 실정이다.

진정한 철학이란 물질 세계를 무시할 수 없으며우리의 모든 사고를 규정짓는 이 세계에 입각하여 사색을 해야 할 것이다.

철학은 모든 것의 과학으로서가 아니라 총체의 과학으로서 정의될 수 있다. –티보데

나는 철학을 가르치지 않는다나는 철학하는 것을 가르칠 뿐이다. – 칸트

철학은 그 불확실성 자체로부터 그 가치를 이끌어낸다. – 러셀

철학에 있어서의 의문이란 그 해답보다 더 본질적이다. – 야스퍼스

철학이란 그 자신과 그 자신의 주위를 꾸밈없이 바라보려는 결단에 불과하다.

– 베르그송

철학을 한다는 것은 결국 다음과 같은 사실즉 어느 것 하나 당연한 것이 없는 것처럼 우주에 대해 행동하는 것으로 귀결된다. – 양켈레비치

철학자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세계를 해석했을 뿐이다중요한 것은 그 세계를 변혁시키는 것이다. – 마르크스

인간은 그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만을 자기 자신에게 제기한다. – 마르크스

철학이란 그 해결책의 유효한 특성이 아닌 그 문제들의 준엄한 양상에 의해 존재하고 정당화된다. – 오르테가 이 가세트


 읽기자료1   생각은 힘이 세다 – 위기철 

<<사고의 힘 – 목동 소년의 지혜>>

두 사내가 여행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한 사람이 다른 친구보다 늦게 출발하게 되었다. 그는 부지런히 걸어 뒤쫓아 갔지만 앞서 떠난 친구를 만날 수가 없었다. 그는 한나절이 지나서 나무 그늘 밑에서 쉬고 있는 목동 소년을 만났다.

그가 목동 소년에게 물었다.

“얘야, 너 혹시 이 길로 내 친구가 지나가는 걸 못 보았니?”

목동 소년이 빙긋 웃으며 말했다.

“아저씨 친구는 지팡이를 든 뚱뚱한 절름발이이고, 한쪽 눈이 먼 낙타 등에 해초를 싣고 있지요?”

“그래, 바로 그 사람이 내 친구란다.”

“그 아저씨는 이 종려나무 밑에서 쉬다가 세 시간 전쯤에 떠났어요.”

“그래? 어느 쪽으로 간다고 하던?”

목동 소년은 고개를 저었다.

“몰라요. 저는 그분을 못 만났거든요.”

그는 목동 소년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화를 냈다.

“못 만났다고? 너 지금 나를 놀리는 거니? 금방 네가 그를 보았다고 했잖니?”

“저는 그분을 보았다고 말한 적 없어요.”

“네가 그 사람을 만나지도 않았다면 어떻게 그 사람의 생김새에 대해 그렇게 잘 알고 있지? 네가 점쟁이라도 된단 말이니?”

목동 소년이 웃으며 대답했다.

“저는 점쟁이가 아니에요. 저는 그분이 남긴 여러 흔적을 보고 생각한 것뿐이에요.”

소년은 땅을 가리키며 말했다.

“여기 발자국을 보세요. 왼쪽 발자국이 오른쪽 발자국보다 더 깊고 크잖아요? 그건 그분이 절름발이이기 때문이죠. 그리고 이 발자국은 보통 사람 발자국보다 더 깊잖아요? 그건 그 분의 체중이 보통 사람보다 더 무겁기 때문이 아니겠어요?”

“그럼 낙타가 한쪽 눈이 멀었고, 등에 해초를 실었다는 사실은 어떻게 알았니?”

소년은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

“여기 풀밭을 보세요. 낙타가 오른쪽의 풀만 뜯어 먹었잖아요? 그건 낙타의 한쪽 눈이 멀었기 때문이지요. 또, 등에 해초를 실었다는 것은 젖은 흙에 개미들이 꼬여 있는 걸 보고 알았죠. 이 근방에 단물이라면 해초 즙밖에 없잖아요?”

사내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물었다.

“그럼 그 사람이 이곳을 세 시간 전에 떠났다는 것은 어떻게 알았니?”

소년은 방글방글 웃으며 말했다.

“아, 그거요? 그건 그림자를 보고 알았지요. 저쪽을 보세요. 그분이 나무 밑에 앉아서 쉬던 흔적이 있잖아요? 날씨가 이렇게 더우니까 그늘 밑에 앉아서 쉬었겠죠. 제 경험으로 보자면 나무 그림자가 저쪽에서 여기까지 오려면 세 시간쯤 걸려요. 그래서 저는 그분이 세 시간 전에 이곳을 떠났다는 걸 알았어요.”

사내는 소년의 지혜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생각하는 글>>

생각(사고, 사유)의 위력을 잘 보여 주는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에서 사내는 눈으로 직접 확인해야만 어떤 대상의 생김새를 알 수 있다는 편견에 사로잡혀 있다. 그러나 목동 소년은 대상을 직접 보지 않더라도, 생각의 힘만으로 그 생김새를 알아 낼 수 있음을 입증해 보인 것이다.

우리의 인식 활동에는 두 가지 단계가 있다. 하나는 감각 기관을 통해 대상을 두뇌에 직접 반영하는 감각적 인식이며, 다른 하나는 그 대상들의 보편적이고 본질적인 속성들을 합법칙적으로 연관시켜 반영하는 이성적 인식이다. 감각적 인식에는 감각, 지각, 표상 등이 있다. 감각은 객관 사물의 개별적 속성이 우리 감각 기관을 통해 두뇌에 직접 반영된 것이며, 지각은 이렇게 감각된 사물의 여러 가지 개별적인 속성들을 받아들여 그 사물 전체에 대한 관념을 만들어 내는 것을 말한다. 이를테면 색깔, 향기, 감촉 등 여러 감각 기관에 포착된 사물의 개별적인 속성들이 우리 두뇌 속에서 서로 결합되어 ‘꽃’ 이라는 지각을 이끌어 내는 식이다. 우리는 이렇게 지각된 사물을 우리 두뇌에서 재생하고 재현해 낼 수 있는데, 이렇게 두뇌 속에 저장되어 있어 재생하고 재현할 수 있는 형태의 관념을 표상이라고 한다.

감각적 인식은 사물의 외형과 개별적인 특성을 구체적이고 직접적으로 반영하는 낮은 단계의 인식이다. 이에 반해 이성적 인식은 사물이나 현상의 보편적인 특성, 내적인 본질, 그것들의 고유한 연관과 법칙성을 반영하는 발전된 형태의 인식이다.

이러한 이성적 인식의 단계에서 우리가 흔히 ‘사고’라고 부르는 사람 특유의 인식 활동이 시작된다. 


 【생각하기 1】 철학(Philosophy)은 지혜를 사랑하는 학문이다. 

지식과 지혜는 그 의미가 다르다. 지식은 무엇이고 지혜는 무엇인지 【읽기자료 1】을 통해 각각의 의미를 유추하여 적으시오.

【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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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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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읽기자료2   철학의 주요 문제에 대한 논쟁 – 나이젤 워버턴 

-철학은 활동이다. 여러 신념들의 근본 전제들에 대해 사고하는 방법이다. 그 가장 뚜렷한 특징은 논리적 논증(logical argument)을 사용하는 데 있다. 철학자들은 전형적으로 논증을 다룬다. 이들은 논증을 만들어 내거나, 다른 이들의 것을 비판하거나 또는 두 가지 모두를 한다. 철학자들은 또한 개념을 분석하고 명료히 한다.

 

-때때로 ‘철학’이라는 말은 이보다 더 넓은 의미로 쓰이기도 한다. 즉 어떤 이의 전체 인생관을 의미한다.

 

-철학의 탐구는 우리의 편견에 대해 명료하게 사고하도록 할 뿐만 아니라, 우리가 믿는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를 분명히 하도록 해준다. 이런 과정에서 철학은 보다 광범위한 문제들을 정합적으로 논증할 수 있는 능력-이것은 유용할 뿐만 아니라 응용가능한 기술이다-을 개발시켜 준다.

 

-철학을 공부하는 것은 도대체 어떤 가치를 가지는가?

우리 삶의 근본 가정에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하는 것조차 위험할 수 있다. 너무 많은 의문 때문에 마비되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느낌으로 끝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철학자라고 하면 옥스포드나 케임브리지 대학교 교수실의 안락의자에 눌러 앉아 아주 추상적인 사고를 능숙히 다루는 사람이거나, 그러나 삶의 실제적인 면을 다루는 데에는 가망 없어 보이는 그런 사람의 이미지를 연상시킨다. 헤겔철학의 극히 난삽한 구절을 해석할 수 있으면서도, 계란 하나 삶을 줄 모르는 그런 사람 말이다.

철학을 공부하는 한 가지 중요한 이유는 그것이 우리 존재의 의미에 관한 근본적 물음을 다룬다는 데 있다. 우리들 대부분은 살아가면서 때때로 기본적인 철학적 물음을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왜 우리는 여기에 있는가? 신이 존재함을 보이는 증명은 가능한가? 우리의 삶에는 목적이 있는가? 어떤 것을 옳거나 그르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우리가 법을 어기는 것은 과연 정당화 될 수 있는가? 우리의 삶은 한남 꿈에 지나지 않을 수 있는가? 마음은 신체와 다른가, 아니면 우리는 그저 물질에 불과한 존재인가? 과학은 어떻게 진행되는가? 예술이란 무엇인가? 등등.

철학을 공부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우리들 저마다가 이런 물음을 검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는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검토되지 않는 삶은 살 가치가 없다고도 말한다. 그 기반이 되는 원리를 한 번도 검토하지 않고 틀에 박힌 삶을 지속하는 것은 마치 한 번도 정비된 적이 없는 차를 운전하고 다니는 것과 같다. 당신이 브레이크나 운전대, 엔진을 신뢰하는 것은 어쩌면 정당할지 모른다. 이것들이 지금까지 늘 작동되었다는 근거에서 말이다. 그러나 이러한 당신의 신뢰가 전혀 정당화되지 못할 수도 있다. 브레이크패드가 결정적인 순간에 파손되어 낭패를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당신의 삶이 바탕으로 삼고 있는 원리는 전적으로 타당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당신이 그것들을 검토하기 전까지는 확신할 수 없다.

 

-사고훈련이 된다.

철학을 공부하는 또 다른 이유는 그것이 폭넓은 문제에 대해 더욱더 명료히 생각하는 법을 배우는 좋은 방법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철학적 사고의 방법은 수많은 상황에서 유용할 수 있다. 어떤 입장을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논증을 분석함으로써 우리는 삶의 다른 영역에도 적용될 수 있는 기술을 습득하기 때문이다.

철학을 공부하는 많은 사람들은 자신들의 철학적 기술을 법, 컴퓨터 프로그래밍, 경영 자문, 공공 업무, 잡지출판과 같은 다양한 일에 응용하며, 이 모든 영역에서 사고의 명료성은 크나큰 강점이 된다. 철학자들은 또한 인간 존재의 본질에 관해 얻은 통찰력을 문예 쪽에 사용한다. 사실 많은 철학자들이 소설가, 비평가, 시인, 영화 제작자 및 극작가로서 성공했다.

 

-철학의 즐거움

많은 사람들은 철학에서 큰 즐거움을 얻기 때문에 철학 공부의 정당화논리를 찾는다. 그러나 이런 식의 철학 옹호에 대해 한 가지 지적해야 할 것이 있다. 이러한 옹호는 철학 활동을 글자 맞추기 퍼즐을 푸는 일과 다름없는 것으로 만들어 버릴 위험성이 있다. 때때로 몇몇 철학자들의 접근은 이와 매우 흡사해 보이기도 하다.



 읽기자료3   철학학교 – 스티븐 로

– 철학을 삶에 적용하기

사람들은 철학이 일상생활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묻곤 합니다. 아마도 철학과 일상생활에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깊은 관계가 있을 겁니다.

비록 철학을 공부한 적도 들어본 적도 없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수많은 철학적 믿음들을 지니고 삽니다. 예를 들어, 그것을 경험하는 사람들이 전혀 없을 때에도 물리적 대상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믿음을 생각해보죠. 이 믿음은 우리 모두가 공유하는 거예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은 철학적 믿음입니다. 18세기의 철학적 조지 버클리가 이 철학적 믿음을 의심했다는 사실은 유명합니다.

다른 예들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죽은 뒤의 삶에 대한 믿음도 철학적 믿음입니다. 죽음이 끝이라는 믿음 또한 철학적 믿음이죠. 대부분의 사람들은 도덕이 단지 주관적 선호의 문제일 뿐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예컨대 우리는 갓난아이를 죽이는 것은 옳지 않다고 믿습니다. 그것은 단지 우리에게만 옳지 않은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옳지 않습니다. 이 믿음 또한 철학적 믿음입니다. 그리고 신을 믿는 것 역시 철학적 믿음입니다.

이러한 많은 믿음들은 매일 매일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답니다. 예를 들어, 환생을 믿는 사람이 있다고 해보죠. 그 사람은 이 믿음 때문에 환생을 믿지 않는 사람과 완전히 다른 종류의 생활을 하게 될 겁니다. 그에게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거의 없을 수도 있습니다. 또한 진정으로 도덕이 개인적인 선택의 문제일 뿐이라고 믿는 사람이 있다고 해보죠. 아마도 그들은 보통 사람들보다 훨씬 쉽게 사기나 도둑질 같은 범죄를 저지를 겁니다. 이처럼 우리의 철학적 태도는 우리의 삶을 형성하는 데 근본적인 역할을 합니다.

철학은 우리가 수많은 실용적인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특히 우리가 해야만 하는 것, 해서는 안 되는 것에 대해서는 더욱 그렇죠.


– 철학적으로 생각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들

심지어 철학이 일상생활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어 보인다고 하더라도 철학은 여전히 가치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주 좁은 영역의 관심사만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빌린 돈을 어떻게 갚아야 할까. 새 자동차를 사야 할까. 저녁식사로 무엇을 준비할까 등에 대하여 걱정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철학적으로 생각하기 시작할 때, 우리는 한걸음 뒤로 물러나 더 넓은 그림을 볼 수 있게 됩니다. 이전에는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을 검토하고 음미하기 시작합니다.

한걸음 뒤로 물러본 적이 없는 사람들, 즉 인생에 대해 아무런 검토도 음미도 하지 않는 사람들은 깊이가 얕은 사람일 뿐 아니라, 잠재적으로는 매우 위험한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20세기의 가장 큰 교훈 중 하나는, 인간이 아무리 ‘문명화’된다고 해도 도덕적으로는 ‘어린 양’이 되기 싶다는 점입니다. 우리는 주위 사람들의 도덕적인 인도를 아무런 의심 없이 쉽게 따르곤 합니다. 나치스에서 르완다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이 얼마나 쉽게 맹목적으로 휩쓸려 가는지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약간의 철학적 훈련을 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장점은 이외에도 많답니다. 철학적 훈련은 독립적으로 생각할 수 있게 해주고, 남들이 당연하게 여기는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할 수 있는 능력을 부여합니다. 또한 여러분이 도덕적 입장을 정할 때 용기를 낼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하죠. 철학자이자 교수인 조너선 글러버는 영국의 유명한 신문 ‘가디언’과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지적합니다.

‘만약 여러분이 나치스의 압제에서 유대인을 숨겨준 사람들을 본다면, 여러분은 그들에게서 보통 사람들과는 다른 점을 많이 발견할 것입니다. 그중 하나는 그들이 보통 사람들과는 다른 종류의 가정교육을 받았다는 겁니다. 그들의 가족은 그들을 권위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키웠고, 다른 사람들에 대해 동정심을 가지도록, 그리고 그저 자기들이 들은 대로 하는 게 아니라 사물에 대해 토론할 수 있도록 교육했습니다.’

글러버는 “사람들을 합리적이고 비판적으로 생각하도록 가르치는 것은, 잘못된 이데올로기를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에 실제로 영향을 미칩니다.”라고 덧붙였지요. 물론 비판적으로 생각하도록 격려 받으며 자란 사람들이 함정에 빠지지 않으리란 보장은 없습니다. 그러나 글러버도 지적했듯이, 가장 큰 위험은 자율적이고 비판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의 사회에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반성하지 않는 도덕적인 ‘어린 양’들의 사회에서 생긴다고 나는 믿습니다.

또한 여러분이 중요한 문제들에 대해 다소 엄격하게 생각하면서 기른 능력은 매우 많은 곳에 응용될 수 있을 겁니다. 중고차를 살 것인지, 욕실에 타일을 새로 붙일 것인지, 도는 누구에게 투표할 것인지 등에 대해 고민할 때가 생길 겁니다. 그럴 경우 간결한 논증을 체계화하고, 복잡한 추론을 제대로 따라가며 논리적 결점을 찾아내는 능력은 큰 도움이 됩니다. 백번 양보해도, 그러한 능력은 교활한 자동차판매상, 사이비 종교단체, 돌팔이의사, 그리고 만병통치약 판매자의 농간에 빠지지 않도록 여러분을 평생 지켜줄 겁니다.

철학이 키워주는 반성하는 태도와 능력은 여러분의 삶의 질을 한층 높여줄 겁니다.

 【생각하기 1】【읽기자료 2】와 【읽기자료 3】을 읽은 후 인상 깊은 구절과 ‘철학’에 대한 느낀 점을 적으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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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읽기자료   블레즈 파스칼의 팡세 (명상록)

*인간은 하나의 연약한 갈대에 지나지 않는다. 모든 자연 중 가장 약한 존재이다. 그러나 그것은 생각하는 갈대이다. 그를 무찌르기 위해 전우주가 무장할 필요는 없다. 한 줄기의 증기, 한 방울의 물만으로도 그를 죽이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우주가 그를 무찌른다 해도 인간은 자기를 죽이는 자보다 고귀하다. 왜냐하면 인간은 자기가 반드시 죽어야만 한다는 사실과 우주가 자기보다 강하다는 사실을 알지만, 우주는 그것을 전혀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인간의 존엄성은 그의 사고에 있는 것이다. 우리는 사고에 의해서 스스로를 높여야 한다. 우리가 모두 채울 수 없는 공간이나 시간에 의해서가 아니다. 그러므로 인간은 잘 사고하기에 힘써야 한다. 이것이 바로 도덕의 근본이다. 

*나는 내 일생의 짧은 기간이 내 앞과 뒤에 연결된 영원 속에 매몰되며 내가 차지하고 있는 이 조그마한 공간이 나를 알지도 못하고, 또 나도 알지 못하는 무한의 공간 속에 침몰되어 있다는 것을 생각할 때, 나는 내가 여기에 있고 저기에 있지 않다는 것에 대해서 두려움과 놀라움을 느낀다. 나는 왜 저기에 있지 않고 여기에 있는가? 나는 왜 그때에 있지 않고 지금 이때에 있는가? 전연 그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누가 나를 여기에 갖다 놓았는가? 누구의 명령, 누구의 지시로 이 시간 이 장소가 나에게 마련되었는가? 이 무한한 공간의 영원한 침묵은 나를 전율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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