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관련 참고기사2-국민총행복지수

‘국민총행복지수’로 정책 심사하는 부탄 2009.11.04. 제784호
▣ 조계완 
특집 유엔 인간개발지수·캐나다 웰빙지수 등 다양한 ‘대안 GDP’ 활용돼
‘스티글리츠 위원회’가 대안 국내총생산(GDP) 개발작업을 하면서, 전세계의 국가경제 통계 작성 관계자들이 이 보고서의 권고사항을 통계 구축에 적용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이와 별도로 이미 전세계적으로 국제기구와 개별 국가 차원에서 각종 대안 GDP를 추계하고 있는 중이다.

한국 인간개발지수 세계 26위

» 부탄에서 국가 프로젝트는 총행복지수를 높여주는 것만 실행에 옮겨진다. 국민총행복지수를 처음 도입한 부탄의 싱기에 왕추크 국왕. 사진 한겨레 자료

삶의 질을 나타내는 이런 대안적 지표는 40여 개에 이른다. 대표적인 것이 유엔개발계획(UNDP)이 매년 발표하는 ‘인간개발지수’(HDI)다. 이 지수는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아마르티아 센 교수의 ‘역량’ 개념에 기초했다. 여기서 ‘역량’이란 행위자가 자신의 목적·지향·가치 등을 실제로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이 지표는 182개 국가별 1인당 국민소득과 교육 수준(성인문맹률), 평균수명, 유아 사망률, 1인당 구매력 등을 종합 평가해 지수를 산출한다. UNDP가 최근 발표한 ‘인간개발보고서 2009’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HDI 지수는 0.937로 26위를 기록했다. 지난 2006년부터 4년째 세계 26위다.

또 다른 대안적 GDP 지표로 눈길을 끄는 건 왕정국가 부탄의 ‘국민총행복지수’(GNH)다. 히말라야산맥에 자리잡은 총인구 60만 명의 부탄은 GDP 등 경제적 측면에서는 비록 가난해도 국민의 행복 수준은 무척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지수는 국민경제에서 생산되는 산출물이 사회적으로 필요한지 또 바람직한지를 따지는데, 9개의 핵심 영역을 다룬다. 9개 영역은 △심리적 웰빙 △건강 △시간 활용 △교육 △문화 △좋은 거버넌스 △생태계 △지역사회의 생명력 △생활수준이다. 행복이란 이 9개의 핵심 영역에서 충분한 성취를 이룬 상태를 뜻한다. GNH 지수는 각 영역별로 충족기준선을 설정한 뒤 기준선 이상을 성취한 경우 0의 값을 갖고, 충족기준선에 미달되면 충족기준선과의 거리를 계산해 산출한다. 9개 영역 중 기준선 미만의 값들을 합산한 뒤 평균을 내면 국민총행복에서 벗어난 정도가 지표로 나타난다. 부탄의 모든 정부 정책과 사업 프로젝트는 이 툴에 의한 심사 과정을 거치게 되며 각 항목에서 일정 점수 이상을 획득한 경우에만 정책이 실행될 수 있다. 정책이 미칠 영향을 국민총행복지수라는 관점에서 체계적으로 평가하고 일정 점수에 못 미치는 정책은 재검토 혹은 중단하는 식이다.

캐나다의 웰빙연구소가 개발하고 있는 ‘웰빙지수’(CIW)는 8가지 영역에서 삶의 질의 변화를 측정한다. 8개 영역은 △예술·문화·레크리에이션 △시민 참여 △지역사회 생명력 △시민 교육 △생태계 건강 △건강한 국민 △생활수준 △시간 활용 등이다. 내년에 8개 영역의 대표지표를 합성해 하나의 종합지수를 작성·공표할 예정이다. 이 지표는 웰빙에 영향을 미치는 많은 요소들을 연결해 좀더 종합적인 관점에서 공공정책을 결정할 수 있게 해준다. 특히 이 지표는 여성, 최하위 빈곤층, 청년층 등 서로 다른 사회집단별로 건강과 생활수준, 고용, 소득지표 등을 측정함으로써 기존 GDP 계정에서는 포착될 수 없는 세부적인 내용들을 산출하고 있다.


육아 가치 포함하고 국방비용 제외

1972년 윌리엄 노드하우스와 제임스 토빈 교수는 ‘순경제후생’(NEW) 지표를 제안하면서 상품생산에 수반되는 비경제재(환경오염)를 시장가격으로 추산해 GDP 집계에서 차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육아·여가활동 등 시장에서 거래되지 않는 가계활동의 경제적 가치를 추정해 GDP 추계에 포함시키고, 개인의 효용 증대에 기여하지 못하는 출퇴근 비용, 교통혼잡, 치안·국방 비용 등은 GDP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이른바 ‘녹색(Green) GDP’는 자연자산의 소모나 환경오염에 따른 환경자산의 질적 악화 등 환경 손실분을 화폐가치로 평가해 순국내총생산(NDP)에서 차감한 대안 지표다. ‘환경적으로 조정된 GDP’로서 기초·기말의 환경자산 총량과 기간 중 변동을 국민계정구조에 따라 기록하는 것이다. 한국은행이 작성한 환경보호지출계정에 따르면, 2007년에 우리나라에서 환경과 관련해 사용된 금액은 연간 총 28조8262억원으로 집계됐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답글 남기기